고양이 화상·상처가 생겼을 때 응급처치 방법, 집에서 먼저 해야 할 일
고양이와 생활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다치기도 합니다.
뜨거운 냄비나 전기밥솥에 발을 살짝 댔을 수도 있고, 뛰어놀다가 가구에 긁혀 상처가 생길 수도 있죠. 특히 고양이는 아픈 티를 잘 내지 않는 편이라 집사가 발견했을 때는 이미 상처가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도 있습니다.
저도 고양이를 키우면서 가장 당황스러운 순간 중 하나가 갑자기 상처를 발견했을 때였어요.
‘피가 조금 나는데 병원에 가야 하나?’, ‘화상을 입은 것 같은데 얼음부터 대야 하나?’, ‘집에 있는 연고를 발라도 될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고양이의 화상이나 상처는 겉으로 보기보다 깊을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집에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우선 안전하게 응급처치를 하고 상태에 따라 동물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은 고양이에게 화상이나 상처가 생겼을 때 집에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응급처치 방법과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을 정리해보겠습니다.
고양이 화상은 어떻게 생길까?
고양이 화상은 생각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방에서 조리 중인 프라이팬이나 냄비에 접근하거나, 뜨거운 물이나 국물이 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기장판이나 난방기구에 너무 가까이 오래 있다가 피부가 손상되는 경우도 있고요.
특히 고양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뜨거운 물건을 식탁이나 조리대 위에 잠시 올려두는 것만으로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화상은 크게 뜨거운 물체나 액체에 의한 열화상뿐만 아니라 전기, 화학물질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피부가 조금 빨갛게 보인다고 해서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고양이에게 화상이 의심된다면 가장 먼저 할 일
화상을 발견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고양이를 화상의 원인에서 안전하게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뜨거운 물이나 기구가 주변에 있다면 고양이가 다시 접근하지 못하도록 먼저 치워주세요.
그다음 화상을 입은 부위를 확인합니다.
피부가 붉어진 정도인지, 털이 그을렸는지, 물집이 생겼는지, 피부가 벗겨졌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고양이가 통증 때문에 갑자기 할퀴거나 물 수 있으니 억지로 붙잡고 확인하려고 하지는 않는 게 좋습니다.
특히 얼굴이나 입 주변, 발바닥처럼 민감한 부위에 화상이 생겼다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고양이 화상 응급처치는 흐르는 물로
화상이 발생한 직후라면 손상 부위를 시원한 흐르는 물로 식혀주는 것이 기본적인 응급처치가 될 수 있습니다.
너무 차갑거나 얼음처럼 찬 물을 직접 사용하는 것은 피하고, 미지근하거나 시원한 정도의 흐르는 물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양이가 물을 극도로 싫어한다면 억지로 몸 전체를 물에 담그기보다는 화상을 입은 부위를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식혀주세요.
중요한 것은 얼음을 피부에 직접 대지 않는 것입니다.
‘뜨거우니까 최대한 차갑게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얼음을 직접 대면 피부가 추가적으로 손상될 수 있습니다.
또한 얼음팩을 수건으로 감싸 장시간 올려놓는 방식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화상을 식히는 동안 고양이가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공격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무리하지 말고 병원으로 이동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물집이 생겼다면 터뜨리지 마세요
화상 부위에 물집이 생기면 집에서 터뜨리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의 화상 물집을 일부러 터뜨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집을 터뜨리거나 피부를 벗겨내면 상처가 외부에 노출되면서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피부가 벗겨졌거나 진물이 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에서 상처를 계속 만지기보다는 깨끗하게 보호하고 동물병원에서 상태를 확인받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피부가 하얗거나 검게 변하고, 감각이 둔해 보이거나, 피부가 깊게 손상된 것처럼 보인다면 단순한 가벼운 화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고양이 상처에서 피가 난다면?
화상과 달리 일반적인 상처에서 피가 나는 경우에는 우선 출혈을 확인해야 합니다.
작은 긁힘 정도라면 깨끗한 거즈나 멸균 거즈 등을 이용해 상처 부위를 가볍게 눌러 지혈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계속 거즈를 들춰보지 않는 것입니다.
피가 멎었는지 확인한다고 자꾸 거즈를 떼면 만들어지고 있는 혈전이 떨어지면서 다시 출혈할 수 있습니다.
일정 시간 압박했는데도 출혈이 계속되거나 피가 많이 나는 경우에는 집에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바로 동물병원에 연락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발바닥이나 발톱 주변은 생각보다 출혈이 오래 지속될 수 있으니 잘 살펴봐야 합니다.
상처를 발견했다고 소독약부터 바르면 될까?
고양이 상처를 발견하면 사람에게 사용하는 소독약이나 연고를 바로 바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용 의약품을 임의로 고양이에게 사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고양이가 상처 부위를 핥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 흔히 사용하는 연고라고 해서 고양이에게도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알코올이나 자극성이 강한 제품을 상처에 사용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처가 작아 보이더라도 무엇을 발라야 할지 모르겠다면 임의로 약을 사용하는 것보다 수의사에게 문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특히 다른 고양이에게 물린 상처처럼 겉으로는 작은 구멍만 보이는 경우에는 더 주의해야 합니다.
고양이에게 물린 상처는 피부 안쪽으로 세균이 들어가 염증이나 농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양이가 상처를 계속 핥는다면?
상처가 생긴 뒤 고양이가 계속 그 부위를 핥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상처를 핥으려고 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핥으면 상처가 자극되고 회복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상처 부위를 반복해서 핥거나 물어뜯는다면 넥카라 등을 이용해 접근을 막아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넥카라를 처음 착용하는 고양이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생활 공간에서 부딪힐 만한 물건을 치우고 물과 화장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정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상처가 있는 동안에는 격한 놀이도 잠시 줄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상처는 동물병원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상처가 응급실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동물병원 진료를 권합니다.
- 출혈이 계속 멈추지 않는 경우
- 상처가 깊게 벌어진 경우
- 피부가 넓게 벗겨진 경우
- 물집이 넓게 생긴 화상
- 피부가 하얗게 변하거나 검게 변한 경우
- 얼굴, 눈, 입 주변에 화상이 생긴 경우
- 발바닥에 심한 화상을 입은 경우
- 전기 코드 등을 씹은 뒤 입 주변에 상처가 있는 경우
- 다른 동물에게 물린 경우
- 상처에서 고름이나 심한 냄새가 나는 경우
- 상처 주변이 심하게 붓거나 뜨거운 경우
- 고양이가 계속 통증을 호소하거나 축 처지는 경우
- 밥이나 물을 제대로 먹지 않는 경우
특히 전기 화상은 겉으로 보이는 상처보다 내부 손상이 더 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전기 코드를 씹은 뒤 이상 행동을 보이거나 호흡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면 지체하지 않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고양이 화상·상처에 하면 안 되는 행동
응급상황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첫 번째는 얼음을 직접 대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사람용 연고나 소독약을 임의로 바르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물집이나 벗겨진 피부를 억지로 제거하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상처에 가루나 민간요법 재료를 뿌리는 것입니다.
다섯 번째는 출혈이 있는데 계속 상처를 들춰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고양이가 심하게 아파하거나 공격적으로 반응하는데 억지로 붙잡고 응급처치를 계속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응급처치는 어디까지나 병원에 가기 전 상태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돕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에 화상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다치기 전에 사고를 예방하는 것입니다.
고양이가 자주 올라가는 식탁이나 조리대 주변에는 뜨거운 냄비나 프라이팬을 오래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뜨거운 물이나 국물을 바닥에 흘렸다면 고양이가 접근하지 못하게 한 뒤 바로 닦아주세요.
전기장판이나 온열매트도 고양이가 장시간 한곳에 누워 있지 않도록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기 코드는 고양이가 물지 못하도록 정리하고, 난방기구 주변에는 충분한 거리를 확보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 식물이나 세제, 청소용품 등이 있다면 고양이가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고양이가 자주 뛰어다니는 공간에 날카로운 물건이 없는지 한 번씩 확인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집에 하나쯤 준비해두면 좋은 반려동물 응급용품
갑자기 상처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기본적인 응급용품을 준비해두면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멸균 거즈, 깨끗한 붕대, 일회용 장갑, 반려동물용 응급처치 용품 등을 기본적으로 준비해둘 수 있습니다.
다만 붕대를 너무 세게 감으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사용법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응급용품만 준비하는 것보다 평소 다니는 동물병원의 전화번호와 야간 진료가 가능한 병원 정보까지 함께 저장해두는 것도 상당히 유용합니다.
밤이나 주말에 갑자기 사고가 발생하면 병원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양이의 상태를 보는 것
고양이의 화상이나 상처는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실제 상태가 더 심할 수도 있고, 반대로 겉보기에는 심해 보여도 비교적 얕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사진을 비교하면서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고 판단하기보다는 고양이의 행동과 상처의 상태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와 다르게 움직이지 않거나 숨으려고 하는지, 계속 상처를 핥는지, 식사를 거부하는지, 통증 때문에 만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지도 살펴보세요.
특히 상처가 깊거나 넓은 경우, 출혈이 지속되는 경우, 화상 범위가 넓은 경우에는 응급처치만 하고 지켜보기보다 수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무리
고양이에게 화상이나 상처가 생기면 집사 입장에서는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서두르기보다는 먼저 고양이를 위험한 장소에서 분리하고 상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화상이 의심된다면 적절하게 시원한 흐르는 물로 식혀주고, 상처에서 피가 난다면 깨끗한 거즈로 압박해 지혈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얼음을 직접 대거나 사람용 연고를 임의로 바르고, 물집을 터뜨리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출혈이 심하거나 멈추지 않는 상처, 깊은 상처, 넓은 화상, 전기 화상, 얼굴이나 눈 주변의 화상, 감염이 의심되는 상처 등은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고양이는 아파도 티를 잘 내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조금 괜찮아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방심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평소에는 뜨거운 물건과 전기 코드, 난방기구 등을 고양이가 접근하기 어렵게 정리하고, 간단한 반려동물 응급용품과 가까운 동물병원 연락처를 준비해두면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조금 더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 화상과 상처 응급처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리하게 치료하려 하기보다 상태를 악화시키지 않고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수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